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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돌발성 난청 후기 겸 일기

the phoenix 2025. 11. 11. 22:35

 

돌발성 난청이 찾아왔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올해 일이 많이 바쁘기도 했고, 급체+감기로 몸 컨디션도 매우 난조여서 피로가 큰 원인 같다.

신기한건 난청이 서서히 오는게 아니라 갑자기 찾아온단 것이다. 전혀 예상도 못했고, 이런 일은 살면서 처음이라 기록할 겸 몇자 일기를 쓰는 중이다. 

 

이제 6일차를 막 지난 무렵이라 후기라 할 수는 없고 (얼른 나아서 후기가 되고 싶다ㅜ) 그냥 나날이 상태 기록용이다. 출근도 못하니 할 것도 없고, 영상을 보자니 귀가 아파서 고요 속에서 잠시 살고 있다. 

 

나름의 두괄식을 추구하고자 돌발성 난청 요약을 먼저 하고 밑에 끄적이는 일기로 구성!

 


돌발성 난청 증상 요약

  1. 저주파 난청 > 귀가 먹먹하고 찡하게 아픈 느낌. 귀압이 느껴지고 저주파 (저음) 대역이 잘 들리지 않는다. 귀에 막이 하나 더 생긴 느낌? 제일 불편한거는 물에 들어간 것처럼 먹먹한 느낌과 귀압+이명. 좀 상태 안좋으면 귀에 통증도 동반한다.

개선 방법 요약

  1. 저염식 + 물 많이 먹기 > 생각보다 이게 진짜 진짜 중요하다. 쌈장 먹고 귀가 도로 안 들리게 된 듯해서 ㅠㅠ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메니에르, 귀압에 영향이 있다고 한다.
  2. 피로, 스트레스 금지. 절대 안정 > 나았다고 생각해서 하루 출근했다가 도로 귀 안들리는 사람 나야나 하하하
  3. 카페인, 술 금지 > 카페인은 수면, 귀압, 메니에르에 모두 영향이 있어서 금지! 술은… 귀가 이렇게 아픈데 술이 들어갈까 싶기도 하지만 절대 안 됨
  4. 소음 줄이기 > 방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일상 속 소음에도 예민해진다. 난청이라고 무작정 안들리는게 아니라 사람 말소리는 안들리는데 오히려 소음에는 더 예민하고 이명이 들림.

 

1. 11.06 1일차

 

  새벽 5시경 귀가 아파서 깼다. 귀가 찡하니 아프고 이명이 들리는 듯 귀가 먹먹한 듯. 잠결인가보다 하고 다시 잠들었는데, 출근하려고 일어나보니 물속에 들어간 것처럼 오른쪽 귀가 엄청 먹먹하다. 내 목소리도 웅웅 울리고 먹먹해서 왼쪽으로만 들림.

 

  며칠 내내 앓았던 감기때문인가 싶어서 병원을 갈지 말지 고민하다가 출근길에 겸사겸사 갔다. 의외로 중이염도 없고 귀가 넘 깨끗한데 소리가 안들려서 청력검사했더니 돌발성 난청이란다. 한쪽 귀가 안들리는데다가 난청이라고 의사쌤이 큰 병원을 소개해주시니 좀 충격을 먹었다…울멍울멍 눈물 뚝뚝 ㅜ

 

  청력검사 결과 1kHz 기점으로 저주파 대역이 안들리는 돌발성 난청. 짠거 먹지말고 절대 안정, 휴식 취하라는 말을 하시면서 휴지를 주셨다ㅜ 무슨 힘든일이 있었냐며 푹 쉬고 꼭 나아서 오라는 말씀을 듣고 나왔다. 회사는 수원, 집은 서울이라 집 근처 이비인후과 큰 병원을 소개시켜주셨다. 터덜터덜 회사로 마저 가면서 오후 진료 예약을 하니 눈물이 더 났다. (와중에 이비인후과에서 울면서 나오니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하긴 이비인후과에서 울면서 나올 일이 뭐가 있을까ㅠㅠ)

 

  원래는 오후까지 근무하다가 중간에 병원을 가라했는데, 팀원 분들의 걱정과 사수의 권유로 팀장님께 말씀드리고 바로 퇴근했다. 다행히 팀원 분들이 다들 걱정해주시고 업무 걱정 하지 말라며, 푹 쉬라 해주셔서 더 맘이 편했다. 팀원 운빨은 기가 막히는 듯 후후

 

  아침엔 귀가 아프고 이명이 들리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아무 소리도 안들리는 듯 먹먹함이 심해졌다. 귀에 물이 꽉 찬 듯 압력이 느껴짐. 집에 와서 좀 쉬다가 큰 병원을 가서 좀 더 정밀한(?) 청력검사를 받았다. 똑같이 돌발성 난청이라는 진단에 스테로이드 10일치를 처방받았다. 3분의1만 예후가 좋다곤 하는데.. ((하루만에 진료받고 약 먹은거라 별거 아니겠지 자신했었다)) 5일동안 스테로이드 최고용량 (48mg) 먹고 남은 5일은 점차 줄여가는 식으로 치료를 진행한다고 했다. 다음 예약은 10일치 약 먹고 18일로

 

  친구랑 저녁 약속이 원래 있었는데, 친구에게 난청 얘기를 하니 병원을 같이 가줬다 (무한 감동 ㅠㅠ) 친구랑 같이 저염식(?) 마땅한건 없어서 사케동 먹고 집으로 돌아갔다. 첫날은 저녁 약 먹어도 좋아지지는 않음. 그냥 맘을 비우고 일찍 잤다.

 

 

2. 11.07 2일차

 

  전날 약 한번 먹고 자고 난건데, 생각보다 먹먹하고 울리던게 순식간에 사라졌다. 귀가 하루만에 호전된건가 싶을정도로 먹먹함이 사라지니 좀 편해졌다. (이땐 몰랐지 다시 안들릴줄은 ㅠ) 금요일이기도 하고 휴가를 낸 터라 집에서 저염식 시도 겸.. 그냥 간을 덜한 반찬이랑 죽을 먹었다. 약은 꼬박꼬박 잘 챙겨 먹었는데, 낮잠도 좀 자고 했더니 감기기운도 사라졌다. 귀가 많이 좋아진듯 해서 안도했던 하루

 

3. 11.08 3일차

 

  2일차에는 아직 먹먹함이 남아있었다면, 3일차에는 먹먹함도 사라지고 오른쪽 귀로 통화가 가능할 정도로 청력도 돌아왔다. 그냥 이전이랑 똑같다 싶을 정도로 귀가 좋아졌는데, 이때 좀 방심한듯 하다ㅠ 원래 밖순이라 집에 있는걸 안좋아하는데 고작 3일정도 집에 있었다고 스트레스 만땅 받으며 괴로워했다. 이런거보면 사람이 참 간사한게, 얼렁 나을 수만 있다면 몇날며칠 집에 있겠다 다짐해놓고 몸이 좀만 좋아지니 바로 답답해한다 ㅋㅋㅋ

 

  그래도 약 꼬박꼬박 먹고 저염식 시도해서 그런지 귀는 완전 호전된 상태. 저주파 대역으로 오는 돌발성 난청의 경우, 완전히 소리가 들리지 않기 보다는 물에 들어간 듯 귀가 먹먹하고 꽉 찬 압력이 주요 증상이라 한다. 이명이 들리기도 하고 귀가 좀 찡하게 아픈 것도 증상 중의 하나인 듯. 그나마 나는 다행히 어지럼증은 없었는데, 메니에르의 경우에는 어지럼증도 매우 심하다고 한다. 좀 신기했던건 귀에 High Pass Filter를 단 것 마냥 고음은 그럭저럭 잘 들리는데 저음이 안들린다. 귀가 자체 필터링 하는 느낌

 

4. 11.09 4일차

 

  귀가 아프기 전과 동일할 정도로 상태가 좋았다. 이명도 없고 귀가 아프지도 않고, 다행히 원래도 어지럼증은 없었는데 컨디션도 꽤 좋았다. 다만 스테로이드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좀 약을 먹고 나면 졸립기도 하고 식사량이 훅 줄긴했다. 소화가 안되고 좀 기운 빠지는 기분?? 그래도 귀가 많이 나아졌단 사실에 기뻐하며 강아지 산책도 나가고 여러모로 상태가 좋았던 하루. 3일 만에 난청 극복한건가 싶어서 스스로 뿌듯해하며 출근 준비를 했다. (이때까진 몰랐지 흑흑 다시 난청이 시작될 줄은)

 

5. 11.10 5일차

 

  난청 진단 후 첫 출근. (목욜은..휴가 말씀드리고 집에 바로 가버려서) 4일동안은 방에만 있어서 몰랐는데 외부 소음이 생각보다 거슬리고 컸다. 당장 집 밖을 나가 마주한 버스 정류장부터 지하철타고 이동까지 1시간 20분이라는 시간이 좀 괴롭긴했다. 그리고 이어폰을 꽂는 행위가 혹시라도 귀에 무리를 줄까봐 소음을 그대로 견디다보니 더 거슬렸던 것 같다. 난청이지만 오히려 소음에는 좀 예민해진듯(?)

 

  주말동안 조용한 집에만 있어서 몰랐는데, 청력이 완전히 돌아오진 않았었나보다. 직업 특성상 거의 남자분들과만 일을 하는데, 성시경처럼 동굴저음의 소유자가 많으셔서 그런지 (목소리 좋은 분들이 많음) 귀가 잘 안들려서 당황했다. (난…난 분명 언니랑 통화할 때 다 나았다 생각했단 말이야;;) 하루종일 사수랑 팀원들이 말할 때 마다 귀를 들이밀고 네?? 네??? 뭐라구여?? 반복. 평소에도 사오정이 별명인데 정말 완벽한 사오정이었다. 심지어 대화 맥락이 기억 안나는데 “네?? 맹그로브여??” 라는 소리를 할 정도로 사오정이었다. (일하다가 맹그로브 나무가 왜 나올까. 나는 가구 회사 아닌데)

 

  어찌 저찌 오전 근무를 마치고 구내식당에서 급식을 먹는데, 저염식이 스쳐 지나갔다. 집에서는 내 맘대로 간 조절이 되지만, 밖은 아니라구~ 눈물을 머금고 국은 마지막에 딱 한 입만 먹고 대충 덜 짜보이는 반찬 위주로 먹었다. (스테로이드 때문인지, 난청이 오기 일주일 전 급체한게 원인인지 식사량도 줄어서 살이 더 빠짐 흑흑)

 

  점심 먹고 약 먹고 낮잠 한 숨 자고 일어나서 컨디션 좀 괜찮나 싶었는데 2시 정도부터 귀가 아팠다. 사실 첫날 아팠던 것보다 더 아팠는데, 약간 날카로운 걸로 고막이 찔리는 느낌?? 귀가 찡하니 아프고 이명이 들렸다. 아무래도 사무실 소음이 집과는 다르다보니 귀가 예민한가 보다. 다 나았다 생각하고 자만감에 차서 출근했는데.. 귀가 생각보다 많이 아프고 이명이 들려서 좀 당황했다. 한 2시간? 정도 그러고 밖에 바람 쐬러 나가니 좀 나아졌다.

 

  상태가 안좋아서 사수가 4시에 퇴근하라 했는데, 말 좀 들을걸 고집 부리고 5시에 갔다. 며칠만에 하다보니 일이 좀 낯설기도 하고 집중이 잘 안됐다. 저녁은 집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었는데, 낮에 저염식도 안했으면서 쌈장을 무지하게 먹어버렸다. 이 날의 출근이 문제인지, 소음이 문제인지, 저염식이 문제인지 알 수는 없으나 결국 다음날 난청이 도로 찾아왔다.

 

6. 11.11 6일차

 

  이 글을 쓰는 시점이 6일차다. 10시반 쯤? 일찍 잠들었다가 새벽에 깼을 때 좀 귀가 아픈듯 울려서 불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일어나보니 귀가 1일차만큼 안들린다. 완전 먹먹하고 귀가 다시 꽉 찬 느낌. 당황반 후회반으로 이비인후과 오픈런을 했다. 청력 검사를 다시 했는데, 결과는 1일차랑 비슷하긴 하나 다행히 약간 호전된 상태였다. (1일차에는 50dB 정도, 6일차는 40dB 정도) 스테로이드를 이미 최고용량으로 오래 먹어 약을 더 늘릴 수는 없다고 했다. 중간에 호전된 전적이 있어서, ‘오늘 고막 주사를 맞을 지, 5일치 약을 더 먹고 18일에 주사를 맞을지’ 의사 쌤이 선택권을 주셨다.

 

  고막 주사는 넘 무섭고 에바라 생각이 들어 냉큼 18일에 맞겠다 하고 집으로 도망갔다. 돌아가는 길에 샌드위치는 좀 저염식일까 싶어 단호박 샌드위치를 사서 먹었는데, 예상과 달리 좀 많이 짰다 ㅋㅋ 귀가 도로 안들리니 답답하기도 하고 좀 우울하기도 하고.. 관리를 못 한 스스로가 좀 밉기도 하고 기분이 좋진 않았다. 무엇보다 귀가 안들리기만 한게 아니라 압력이 느껴지면서 비행기 탄 느낌? 귀가 찡하니 아파서 좀 더 힘든 하루였다.

 

  터덜터덜 집에가서 그냥 하루종일 낮잠만 잤는데, 괜히 핸드폰 영상을 보면 소리가 울려서 차라리 책을 택했다. 1일차보다 소음에 예민해진건지, 냉장고 등의 기계 울림 소리로도 속이 울렁울렁 ㅠ 아마 7일차에도 귀가 그대로 들리지 않으면 하루 더 휴가를 낼 듯하다.

 

11.18일 다시 병원을 가기 전까지 좀 호전돼서 고막 주사만은 피하고 싶다. 이래나 저래나 건강이 최고인걸 다시 느끼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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